스가와라.”

.”

와 준 건 정말 고마운데.”

 

 

우카이는 목을 끌어안은 팔을 붙잡고 한숨을 쉬었다.

 

 

무거우니까 좀 내려와라.”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뺨에 머리를 비비적대는 스가와라를 떼어내고자 몸을 틀었지만 그럴수록 더 찰싹 붙어오는 녀석을 떼어낼 재간이 없다. 피로 때문에 몸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거니와 사실은 귀엽게 매달려오는 스가와라를 떼어내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리라.

 

 

스가와라.”

.”

대답만 하지 말고.”

 

 

히히 웃으며 개구진 미소로 쳐다보는 스가와라를 보자니 점점 곤란해진다. 우카이는 애써 눈을 피하며 비비적대는 머리통을 잡고 밀어냈지만 살짝 밀리는 가 싶더니 잽싸게 가슴팍으로 파고드는 통에 헛 하고 숨을 들이켰다.

 

 

임마!”

 

 

어젯밤 네코마 감독과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뻗은 후 일어난 시간은 오후 4시였다. 얼마나 들이 부었는지 샤워를 해도 빠지지 않는 술 냄새와 쓰린 속 때문에 타케다 선생에게 하루 쉬겠다고 전화를 하자 오늘 부활 없는 날인 거 알고 마셨지 않느냐며 정신 차리라고 놀려댄다. 우카이는 목을 긁적이며 깜빡 했다고 대충 얼버무린 후 전화를 끊고 다시 잠을 청했다. 쌀쌀한 날씨에 진탕 술을 마시고선 덥다고 코트도 벗고 새벽거리를 헤맸으니 몸살이 안 날 수가 없다. 열기운이 있는 이마를 짚으며 잠을 청한 지 몇 시간이나 됐을까, 초인종 소리에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창문 너머로 어둑어둑한 밤기운이 가득 밀려오고 있었다.

 

쓰린 속을 움켜쥐고 누구세요, 하곤 벌컥 연 문 앞에는 스가와라가 서 있었다. 코치님 아프다고 하셔서 병문안 왔는데. 씨익 웃는 스가와라의 개구진 웃음에 우카이는 혀를 찼다. 시커먼 속내가 훤히 보임에도 빨개진 코끝에 마음이 짠해져 집에 들인 게 잘못이었을까? 방에 들어오자마자 대뜸 침대에 앉히더니 그 앞에 올라타곤 답삭 달라붙는 녀석이 귀여워 등을 껴안고 쓰다듬었다. 하지만 목을 감싼 팔에 힘이 들어가고 귀며 목이며 가리지 않고 과감하게 뽀뽀를 해대는 스가와라의 행동에 당황한 우카이는 그제서야 급히 떨어지려 했지만 작정을 하고 온 모양인지 쉽게 떨어지지 않는 녀석의 교복을 붙잡고 한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음흉한 속 다 보인다, 이놈아.”

음흉이요? 아픈 코치님한테 제가 뭘 어떻게 하겠어요.”

 

 

퍽이나 못 하겠다! 개구지게 웃는 스가와라의 뺨을 가볍게 꼬집자 쪽, 하고 입술을 맞대온다. 피할 수 있었지만 피하지 않았다. 우카이는 입술 안쪽을 살짝 깨물며 끙 앓는 소리를 냈다. 아무리 다 큰 녀석이라고 하지만 아직은 고등학생이다. 검은 블레이져가 눈에 들어옴과 동시에 붉은 입술이 시야를 가리며 다가왔다. . 가볍게 떨어진 입술이 다시 닿았다. 조금 더 길게 닿았다 떨어진 입술이 다시 부딪쳤다. 말캉한 입술의 감촉에 우카이는 눈을 감았다. 교복 끝을 죄고 있던 손이 저도 모르게 허리를 끌어안자 헤헷, 하고 웃으며 목을 꽉 끌어 안는다. 벌어진 입술 틈으로 뜨거운 혀가 우카이의 입술에 닿았다.

 

 

이익……!”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리던 우카이가 스가와라의 혀 끝을 살짝 물곤 재빨리 떨어졌다. 하마터면 이성의 끈을 놓칠 뻔 했다. 우카이는 정신을 다잡으며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떨궜다. 잡고 있던 허리를 끌어내자 목을 감싸던 팔이 느슨해지며 품에서 떨어져 나갔다. 자신의 행동에 놀랐으리라. 예상대로 거부의 반응에 놀란 스가와라가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우카이를 보고 있었다.

 

 

싫으세요?”

 

 

검은색 교복이 눈에 들어온다. 좋아한다며 마음을 숨기지도 않고 들이대는 녀석은 아직 고등학생이었다. 운동으로 다져진 몸은 성인과 비교해도 어디 하나 부족한 데 없었지만, 아직은 앳된 얼굴과 표정, 눈빛이 살아있는 녀석은 학생이었다.

 

 

싫은 게 아니라.”

하고 싶은데.”

 

 

부끄럼 없이 부딪쳐오는 스가와라의 당당함이 우카이의 마음을 흔들었다.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정면으로 다가올 때면 차마 내치지 못하고 키스하게 되는 것이다.

 

 

안 돼.”

 

 

키스만으로 끝난다면 좋겠지만 멈추지 못할 걸 알기에 애써 밀어냈다.

 

 

저 좋아하시잖아요.”

 

 

스가와라가 뭘 원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순해 보이는 얼굴이지만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이렇게 겁 없이 몸으로 부딪쳐 온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손 댈 수 없었다. 우카이는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을 주고 조금 더 멀리 떼어냈다.

 

 

안 돼.”

제가 좋아하는데요.”

그래도 안 돼.”

왜요?”

 

 

차분한 목소리. 우카이는 고개를 들어 스가와라를 바라보았다. 연한 회색빛 눈동자가 씨익 웃었다.

 

 

난 하고 싶은데.”

스가와라.”

좋아해요. 우카이 코치님.”

 

 

허리를 쥐고 있던 손에 자신의 손을 겹치더니 또다시 입술을 겹쳐온다. 안된다고 말했음에도 거부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욕을 하고 싶어진 우카이가 끙 하고 불만스러운 신음을 흘리자 스가와라의 손이 우카이의 가슴을 더듬어온다. 손목을 잡고 떼어내려 했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은 손으로 잡아당겨 봤자 우스운 저항일 뿐이다. 우카이는 본인의 의지력에 이를 갈며 입 안으로 들어온 스가와라의 혀를 감싸 올렸다.

 

 

으음.”

 

 

몇 번이나 키스 했지만 우카이는 단 한 번도 맞대응 해 준 적은 없었다. 스가와라는 얽혀오는 우카이의 혀를 끌어당기며 치열을 훑었다. 짜릿한 감각이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저도 모르게 나오는 신음이 우카이의 입술을 타고 흐르자 피식 웃는 게 느껴진다. 스가와라의 팔을 잡고 있던 우카이의 손이 스가와라의 등에 감기고 허리를 잡고 있던 손이 엉덩이를 잡고 끌어 당겼다. 조금 놀란 듯 스가와라가 움찔하자 우카이가 아랫입술을 살짝 물고 빨아당겼다. 츕 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져 난다 싶더니 끌어 안은 팔에 힘을 주고 다시 입술을 겹쳤다.

 

 

, 음…… 아…… 앗! 코치님!”

 

 

우카이의 위에 올라타고 있던 스가와라가 양 다리로 우카이의 허리를 끌어 당기는 찰나, 엄청난 힘으로 침대 시트에 고꾸라졌다. 침대에 앉은 채 스가와라를 끌어안고 있던 우카이가 팔을 잡아당겨 넘어트린 것이다. 중심을 잡기도 전에 어깨를 잡혀 우카이의 품에 갇힌 스가와라가 당황해 뭐라 말 할 새도 없이 거칠게 입술이 물어 뜯겼다.

 

 

코치님, !”

 

 

허리를 잡아 챈 커다란 손이 언제 힘 없이 까라져 있었냐는 듯 강한 힘으로 눌러오고 있었다. 옆구리를 쓸다 배로 올라온 단단한 손이 교복 사이를 파고들어 가슴께로 올라왔다. 갈빗대를 더듬던 손가락 끝이 유두 끝에 닿자 순간 덜컥 겁이 난 스가와라가 몸을 틀었지만 우카이의 손에 잡힌 어깨가 움직이지 않았다. 입 안을 거칠게 훑는 혀놀림에 호흡을 맞추는 게 고작이었다.

 

 

으읍, 흑…… 아. 하…… 하아…….”

 

 

바르르 떨다 겨우 풀려난 잇새로 밭은 숨이 몰아 나왔다.

우카이의 표정 없는 얼굴이 스가와라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빛을 등진 우카이의 얼굴이 낯설었다.

 

 

코치님.”

 

 

우카이의 팔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 손을 힐끔 쳐다본 우카이는 여전히 표정 없는 얼굴로 스가와라에게 꽂힌 시선을 떼지 않는다. 축축하게 젖은 스가와라의 입술이 뭐라 할 말이 있는 듯 달싹였지만 말이 되지 못한 숨만 얕게 토해낼 뿐이었다. 교복 상의와 셔츠가 가슴까지 말려 올라가 드러난 배가 싸늘하다. 우카이의 손이 닿아있는 가슴이, 어깨가 불이 붙은 듯 뜨거웠다. 이상했다. 집에 온 건 처음이라 그런가? 익숙하다 생각했던 우카이가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 보고…… 내려다 보고…….

 

 

스가와라.”

.”

스가.”

. 말씀하세요.”

울지 마.”

? 뭐가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 동그랗게 떠진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더니 왈칵, 눈물이 흐른다.

 

 

어라? 어라라?”

 

 

당황한 스가와라가 손바닥으로 눈을 꾹꾹 누르자 우카이가 낮게 한숨을 쉬며 머리통을 끌어 안았다.

 

 

그러니까 울지 말래도.”

, 히끅, 코치님.”

그래. 울지 마.”

흐어, 흐어엉……!”

 

 

교복 상의를 내려주고 스가와라를 끌어안은 우카이가 등을 토닥이자 울음이 터져나왔다. 자상하게 안아주는 우카이의 등을 끌어안자 그제서야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러길래 내가 안된댔잖아.”

으허엉…… 큭, 크헝, 코치님……!”

 

 

우카이는 난감함에 조금 웃었다. 이럴 줄 알고 그 동안 손 안 대려고 했던 건데 결국 겁을 주고 말았다. 다 아는 척 부딪쳐 온다 해도 실제로 하는 건 또 다른 이야기니까. 아무리 머리 굵은 고3이라지만 또래도 아니고 다 큰 어른이 덮쳐오는데 겁이 안 나는 게 이상할거다.

 

 

스가.”

 

 

가슴이 축축하게 젖는 걸 느끼며 우카이가 곤란한 듯 멋쩍은 웃음소릴 냈다.

 

 

코시.”

, 크흑.”

나도 좋아해. 좋아하는데…… 팔 좀 풀자. 무겁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무늘보마냥 목에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스가와라를 떼어낼 생각은 없는 듯 부드럽게 머리통을 쓰다듬었다.

 

 

그러니까 말 좀 들어라, 이 녀석아.”

 

 

작은 한숨이 스가와라의 귓바퀴에 닿았다. 떨리는 어깨를 끌어안고 토닥이자 점점 눈물이 잦아드는 듯 호흡이 조금씩 편해지는 게 느껴진다. 목을 감싸 안은 팔뚝 안쪽을 쓰다듬자 또다시 흠칫 하는 게 느껴졌지만 개의치 않고 쪽 하고 뽀뽀하자 뭐냐며 잠긴 목소리로 툴툴댄다.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건지 호흡을 고르는 스가와라의 뺨에 까칠한 자신의 볼을 갖다 댄 우카이가 씩 웃었다.

 

 

조금만 참아 봐. 나중에 질릴 때까지 안아줄 테니까.”

 

 

 

 

 

 

***

 

 

고통 받는 우카이......orz 우카이... 내가 많이 아껴서 그래......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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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하야토.

 

 

 

신카이는 왜 이렇게 잘생겨서 나를 힘들게 하나......

 

Posted by _Alche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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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트위터 골뱅이 주소는 @pedal_alchemist로 바뀌었습니다.

7월달인가 그렸던 하보로이. BGM - PornoGraffitti <別れ話をしよう>

헤어지지 마...ㅜ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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